여기서부터는 엔딩 페이즈입니다. 계속 진행하시겠습니까?
아야카 님이 처음 내게 말을 걸어 주신 날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나는 그저 평범한 교사였다. 별 볼 일 없고, 아무 힘도 없는 사람. 수업만 묵묵히 해내는 나날이었다.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어딘가 “의미”가 빠진 삶이었다.
그런데 아야카 님이 학원에 나타나신 그날. 그 눈길 한 번에, 내 존재에 의미가 깃들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연모의 정을 품은 것도 아니다.
그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 불을 밝혔던 것만은 기억한다.
돌이켜 보면, 나는 줄곧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선 계단 사건.
그날,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 계획은 이치노세를 죽인 죄를 내게 뒤집어씌우는 것이었다고 한다.
손을 쓴 신발을 신기고 안전 난간까지 부숴 놓은 뒤, 아야카 님은 이치노세를 4층에서 밀어 떨어뜨렸다.
그녀가 추락해 숨진 직후,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현장으로 불려 나가 있었다.
아야카 님은 그 모습을 찍어 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당신이 죽인 거야」라고.
하지만──나는 겁먹지 않았다. 부정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깊은 곳에 묘한 안도감이 번져 갔다.
「드디어 선택받았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이분의 계획에 내가 필요했다. 그 사실이야말로 무엇보다 기뻤다.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무엇을 하면 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조금 놀란 듯 나를 보더니, 「나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보여 봐」라고만 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거침없었다.
증거가 될 이치노세 가즈미의 신발을 처분하고, 당시 괴롭힘을 당하던 스즈키 유카의 실내화를 가져와 시신에 신겼다.
아야카 님의 뜻에 보답하기 위해.
그 뒤로 나는 아야카 님의 「손」이 되었다.
다음으로 없앨 사람은 아야카 님이 정해 주셨다.
니레를 죽인 곳은 과학실이다.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액체 질소를 썼다.
그녀는 아야카 님에게 불만을 품고 반항할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이치노세도 그랬다고 한다.
“순화”에 필요 없는 자들은 차례차례 치워졌다.
산조는 내가 먼저 제안했다.
시노미야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 안에서 의심이 싹트고 있다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아야카 님과 상의해, 수업 중에 일부러 휴대폰을 울리게 해 주십사 부탁드렸다.
그 휴대폰을 압수해 옥상으로 불러낼 구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죽였다.
네 번째는 이토 선생님.
이건 내 독단이었다.
그는 눈치채기 시작했다. 사고로 꾸민 죽음의 이면을.
나와 아야카 님의 관계가 들통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그래서 내가 움직였다.
점심시간에 감전 장치를 설치해 두고, 5교시에 목소리를 바꿔 전화를 걸었다.
그날은 실험 수업이 있었고, 학생들은 기구에 정신이 팔려 있었기에 나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교무실에 전화해 업체 직원인 척 「시노미야 선생님 좀 바꿔 주시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그는 방송실로 향했고, 그대로 학교 안에 단말마의 비명을 울려 퍼뜨리게 되었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완벽하게 쓸모 있었다」고.
아야카 님의 목적을 위해, 피로 물든 길을 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
누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사건은 모두 「사고」나 「자살」로 처리되어 갔다.
이사장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에 기대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마음이 술렁였다. 살인이 드러날지도 모른다──그 두려움이 처음으로 가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날.
나는 아야카 님에게 불려 나갔다.
과학실에서 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왜 이토 선생님을 멋대로 죽였어?」
뒤이어 쏟아진 것은 사정없는 욕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뱉은 한마디.
「당신은 이제 필요 없어」
그 순간, 나는 세상을 잃었다.
처음으로 「죽음」이 두렵다고 느꼈다.
아야카 님은 나의 전부였다. 그분에게 존재를 부정당한다는 건 곧 나 자신의 끝이었다.
그래서 나는 죽음을 택했다.
마지막까지 충성을 바치기 위해.
아야카 님의 손을 번거롭게 하지 않기 위해.
그래도──그분을 향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광기의 끝에 가라앉은 지금도, 나는 믿는다.
그분이 옳다고.
──아야카 님.
저는 당신에게 발견되었고, 당신에게 부서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다른 목소리가 울린다.
정의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선택에 의미가 있었을까.
누구를 위한 충성이었을까──.
이제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그게 옳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너를 위해서였다.
마지막까지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됐다.
네가 바라는 “세상”에 아주 조금이라도 가까워졌다면.
이건 벌이겠지.
그렇다 해도, 그걸로 전부 없던 일이 된다면──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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